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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음 20100227

2010/02/27 16:04 from 글/일기
 부러진 손이 완전히 회복된게 아니라 아직 왼손으로는 주먹을 쥐지 못한다. 주먹을 쥐려고 하면 반도 못 쥐고서는 관절이 꼬이는 느낌이 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말 간절하게 주먹을 쥐고싶다. 한달 이상이나 제대로 주먹을 쥐어보지 못했다. 당연했던 것이 당연해지지 않게되는데서 오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주먹을 쥐는 이 간단한 행위가 큰 고통을 참고서야 겨우 이룰 수 있는 행위가 되었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나는 꽤 아프지만 이를 악물고 주먹을 쥐어봤다. 손가락은 아프지만, 뭔가 가슴은 시원해졌다. 어서 빨리 손이 전처럼 회복됬으면 하고 바란다. 주먹 하나 쥐는데 이처럼 아픔과 함께 성취감을 느끼는건 잠시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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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20100225

2010/02/27 16:01 from 글/일기
 새끼 손가락이 부러져 거의 한달간을 생활관에서 쉬었다.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적대적인 시선이 늘어나더라. 어젠 작업때 물통이라도 들고다니라는 말을 들었고, 나는 순순히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한달간 쉬면서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도 하거니와 그들도 얼마나 내가 얄미워졌으면 그런 말을 했으랴 싶었기 때문이다. 오늘 작업때는 하필이면 비가 왔다. 그것도 많이. 세겹이나 껴입은 옷임에도 빗방울이 부딛히는 느낌이 살아있었다. 바람에 정면으로 날아오는 비에는 얼굴이 따갑기도 했고. 손 때문에 내일을 병원에 가겠거니 했는데 부대 사정상 병원에 안간단다. 그래서 그냥 소대장님께 보고하고 반깁스를 풀었다. 다 붙은거 같다고, 이제 생활하면서 손 쓸때가 됬다 말하고. 실제 그런 마음도 있었지만 눈치를 보는게 불편한 마음이 더 컸다. 또 다음주면 잠시 외박으로 집에 들릴텐데 그때 부모님이 손가락도 잘 못움직이는 아들을 보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실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걱정할까봐 말도 안했는데 말이다. 뭐 왠만큼 붙었으니 움직여도 붙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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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 그녀에 대한 짧은 단상들.

 순식간에 중간고사 시간이 다가왔다. 늘 열심히 했지만 중, 고등학교 시절 쌓은 기초가 없는 J였기에 공부가 쉽게 될리 없었다. 특히나 우리 과는 공대였기 때문에 1학기 중간고사 때 수2,미적분, 물리2를 심화한 과목들을 배웠다. 알다시피 몇달 열심히 한다고 되는 과목들이 아니다. 뭐 지금은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해도해도 부족한 공부라는걸 새삼 느끼고 있지만, 그때 당시에는 나름 수업을 쉽게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험 직전, 시험 중에 시간을 내어 부족한 그녀의 시험공부를 도와주고는 했다. 이후로 시험때가 되면 그런식으로 그녀의 공부를 많이 도와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난 그때 내 공부를 했어야지 싶다. 벼락치기는 생각보다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친다. 

 뭐 무튼 공부를 계기로 나와 J는 조금씩 친해지게 됬다. 특히 중간고사 쫑 기념으로 술을 함께 마시면서는 급속도로 친해지게 됬다. 술의 효과, 다 알잖아? 친해지는데 엄청나게 강한 촉매제 중 하나라는거.

 그렇게 우리는 점점 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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